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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슈]국민연금 수급연령 67세로 연기 검토...청년층은 찬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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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1.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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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png
노후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이 '더내고 더받기'와 '더내고 지금처럼 받기' 중에 양자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사진=국민연금공단 동영상 캡처]

 

 

가닥잡힌 국민연금 개혁 방향...'더내고 더받기'와 '더내고 지금처럼 받기' 중 양자선택

 

[굿잡뉴스=이성수 기자] 국민연금개혁 방향을 둘러싸고 세대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고갈위기를 막기위해 연금개혁의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그 방향이 '더내고 더받기'와 '더내고 지금처럼 받기' 중에 양자선택하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으로서는 노령연금을 받기위해 기성세대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게다가 노령연금 수령시기를 늦추는 방안까지 유력하게 검토됨에 따라 청년층의 불만이 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치닫고 있다. 

 

국회 연금특위 소속 민간자문위,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율(9%) 인상 및 소득대체율(40%) 조정 방안 제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소속 민간자문위원회는 3일 현행 국민연금의 보험료율(9%)과 소득대체율(40%)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민간자문위는 3일 국회에서 열린 연금특위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금 개혁 방향과 과제'를 보고했다. 김연명 공동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 급여수준을 그대로 두되 보험료를 인상하자는 측과, 소득대체율을 인상하고 그에 맞는 보험료율을 인상하자는 두가지 주장이 있다"며 "민간자문위는 이 두가지 안을 병렬적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 공동위원장은 "최종적으로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진할지 여부는 논의를 거친 후 다음 기회에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민간자문위는 국회 연금특위에 국민연금 개혁의 방향성과 초안을 제시하기 위해 구성된 연금제도 관련 전문가 집단으로,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와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연금개혁의 핵심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에 있다. 연금고갈을 막기위해서는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 동시에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100세 시대에 소득대체율도 높여야 한다. 이로 인해 청년층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취준생 A씨, "청년층 부담 커지면, 국민연금 의무가입 반대여론 커질 것"... OECD평균에 맞추려면 보험료율 2배로 올려야

 

대학 졸업반인 취업준비생 A씨는 굿잡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은 젊은 세대들 입장에서 불공평한 부담으로 생각되고 있다"면서 "기성세대들은 조금 내고 많이 받고 있는데 우리는 기성세대 만큼 받으려면 훨씬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욱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청년층이 늘어나는 노인들의 국민연금을 부담하려면 허리가 휠 것"이라면서 "청년층의 부담이 커지면 국민연금 의무가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한국의 보험료율은 더 인상되는 게 국제적 추세에 적합하다. 현행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1998년 1차 연금개혁 이후 24년째 9%에 머물고 있는 상태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8.2%의 절반도 안 된다. OECD평균에 맞추려면 한국의 보험료율은 2배 가까이 인상돼야 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도 1988년 제도 도입 당시 70%(40년 가입 기준)였지만, 재정문제 등으로 2028년까지 40%까지 떨어지게 되면서 연금을 통한 실질적인 노후보장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간자문위는 이번 보고서에서 구체적인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수치를 적시하진 않았다. 추가 논의를 거쳐 이달 말 보험료율·소득대체율 조정을 포함한 연금개혁 초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연금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월평균 58만원(국민연금 지급액)으로는 노후보장이 충분히 되지 않는다"며 "더 내고 더 받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이야기를 늘 듣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연금 수급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연기 검토...중장년층은 노후 소득 공백 우려, 청년층은 상대적 박탈감 호소

 

민간자문위가 3일 보고에서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과 수급개시 연령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낸 것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공동위원장은 "연금수급연령은 2033년 기준 65세인데 기대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67세, 또는 더 이후로 늦춰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주장도 있다"며 "현행 59세인 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도 더 늦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급개시 연령과 의무가입연령 조정의 당위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심각한 노후소득공백 문제와 국민연금 신뢰도를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금 수급연령을 연기할 경우 당장 중장년층의 노후소득 공백이 생길 뿐만 아니라 청년층 불만도 커지게 된다. 현재 노인층만 연금혜택을 일찍 누리고 청년층은 수십년이 걸려야 연금을 받게 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더내는 방안' 개혁 확실시...공무원 연금,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적자 해소를 위한 개혁론 커질 듯


불씨는 직역연금 개혁으로 튈 가능성이 높다. 민간자문위도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등 직역연금의 재정 안정화 방안,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 강화, 기초연금 인상(30만원→40만원) 추진에 따른 기초연금 대상자 선정기준 및 소득별 차등 지원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국민연금이 '더내는 방식'으로 개혁된다면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의 적자가 심각하고 이 적자를 국가재정으로 부담한다는 비판여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연금특위는 이날 민간자문위의 보고 내용을 바탕으로 연금개혁 관련 이해당사자와 일반국민 대표에 의한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세대별, 고용형태별 이해당사자 10여명으로 구성된 기구를 꾸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내고, 일반국민 500여명이 참여하는 의견수렴 기구를 통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보른 총리도 '연금수령 시기 65세' 언급했다가 여론 불만에 직면...철회 가능성 대두

 

그러나 연금수급 연령 연기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 정부도 연금 수령을 시작하는 나이를 기존 62세에서 65세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여론불만이 폭발하자 꼬리를 내리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3일(현지시간) 노동조합 수장들과 연쇄 회담을 앞두고 프랑스앵포 라디오에 출연, "정부가 '정년 65세 연장'을 못 박은 게 아니다"면서 "이 계획은 확정된 게 아니라 타협을 거쳐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보른 총리는 정부가 2030년까지 연금 체계의 균형을 맞춘다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으면 협상 과정에서 다른 해결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최근 해리스인터랙티브가 RTL 라디오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2명 중 1명은 연금개혁에 반대했다. 해리스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7∼28일 18세 이상 성인 2천27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54%가 연금개혁에 반대, 44%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같은 주제로 조사를 했을 때 연금 개혁에 찬성한다는 응답률이 59%였는데, 3개월 사이에 15%포인트 하락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 개혁안을 1월 10일 공개할 예정이며, 1월 23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2월 초 하원에서 논의한다는 일정을 세워 놨다고 보른 총리는 전했다. 

 

연금 개혁안 초안에는 은퇴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65세로 상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온건한 노조조차 정부가 정년 연장을 강행한다면 대규모 시위와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혀, 정부와 노조의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재선에 도전하면서 재정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5세로 상향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노동계 반발이 잇따르자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지급 체계를 손보는 조건으로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5세가 아닌 64세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5월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크롱 대통령은 당시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연금 개혁을 추진하다가 2019년 12월 총파업에 직면했다.


이듬해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직종·직능별로 42개에 달하는 퇴직연금 체제를 단일 국가연금 체제로 전환하려던 시도는 결국 무산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재선에 나서면서 정년을 3년 연장하는 다소 온화한 형태의 연금 개혁 카드를 들고 나왔지만, 노동계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 개혁 주요 변수는 청년층...오세훈 시장, "5060말고 2030도 논의에 참여시켜야"

 

한국의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는 노동계보다 청년층이 핵심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청년층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윤석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 청년층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연금 개혁에 2030의 목소리도 담아야 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미 2030에게 연금은 '내기만 하고 받지는 못하는' 불공정의 상징과도 같다"며 "논의 과정부터 청년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에 전적으로 찬성한다"며 "인기가 없는 일이라도 미래를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필요하다면 하는 게 보수의 중요한 가치"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40년 연금을 납부할 2030이 개혁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50∼60대가 주축이 된 정치인, 관료, 교수들만 모여서 2030의 미래를 결정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며 "청년들이 그들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주장처럼 청년층을 연금개혁 논의에 참여시키는 게 공정하다. 하지만 그럴 경우 청년층이 '더내는 방안'에 대해 강한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차라리 '덜내고 덜받기'를 선호하는 청년층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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