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경제(66)]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통합되면 교사 월급은 '상향 평준화' 될까

복지부와 교육부가 관장해온 어린이집·유치원, 통합 본격화되지만 '난제' 많아
교사 자격 취득조건 및 보수체계, 시설기준 등에서 유치원이 기준 높아
평균월급 격차 커...국공립 유치원교사 385만원 VS.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 188만원
'통합 교사'의 평균 급여 수준, 향후 사회적 위상과 교육의 질을 가늠할 변수 부상
[굿잡뉴스=박희중 기자] 정부가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의 교육·돌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치원·어린이집 체제를 통합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치원교사와 어린이집교사의 서로 다른 자격취득 조건 및 보수체계를 통합하는 작업이 간단치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주무부처도 다르다. 지난 30여년간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30일 유치원과 보육원을 '한 지붕' 아래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초등학교 취학 전에 교육·보육격차가 상당히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관할하는 유치원은 '학교'로 분류되고, 만 3∼5세 유아 교육을 담당한다. 이에 비해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관할하는 어린이집은 사회복지기관으로 분류되고, 만 0∼5세 영·유아 보육을 맡는다.
따라서 교사 자격기준과 학비·보육료 재원도 다르다. 사립유치원은 2022년 4월 기준으로 정부의 누리과정(만 3∼5세 교육과정) 지원금 외에 학부모가 평균 13만5000원을 더 부담한다. 급식은 무상인데 단가가 2800원∼3435원 수준이다. 어린이집의 경우 보육료 추가 부담은 없지만 급식비 단가는 2500원이고 누리과정 지원금 안에 포함돼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만 0∼5세 영유아의 유치원·어린이집 이용률은 2011년 69%에서 2021년 86%로 높아졌고, 어린이집에 처음 다니게 되는 월령도 2009년 30개월에서 2021년에는 21.8개월로 낮아졌다.
교사 양성 체계와 처우도 다르다.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학 또는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또는 아동복지학 등 관련 분야)을 전공하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특히 국공립 유치원 교사는 임용시험을 치러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해야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다. 반면에 어린이집 교사는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졸업하는 것 외에 학점은행제를 통해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월평균 급여도 큰 차이가 난다. 보건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2년 전국보육실태조사'와 '2012∼2013년 유아교육연차보고서'를 비교해 살펴본 결과 2011년 기준 국공립 유치원 교사 급여는 월평균 385만원, 사립 유치원 교사는 214만원이었다.
이에 비해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월 급여는 평균 188만원,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145만원이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 경우, 교사 급여도 통합해야 한다. 그럴 경우 '하향 평준화'와 '상향 평준화' 중 어느쪽으로 선택할지에 따라 '통합교사'의 직업적 위상과 평균 급여 수준이 달라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강조해 주목된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생애 첫 단계인 0세부터 질 높은 교육과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도록 하고자 한다"며 "그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유보통합은) 이제는 피할 수 없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사의 급여수준을 상향조정하는 게 순리이다.
추진위는 올해 하반기부터 구체적인 통합 모델과 교사 양성체제 개편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주호 부총리는 "재정을 포함한 관리체계 통합 방안을 2023년 상반기에 수립하고, 교사 자격·시설기준 개선 등을 포함한 새로운 통합기관의 모습은 정책연구와 위원회 논의 등을 통해 2023년 말에 시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통합 교사 양성체계와 보수 체계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