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2025-01-24(금)

[키워드 경제(98)]포스코 정년퇴직자의 70%는 재고용...65세 정년연장 추가비용은 30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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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12.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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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지난 달 27일 오전 국회에서 '정년연장 쟁점과 과제'란 주제로 열린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의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의 니즈와 노동시장의 구조변화, 정년연장 트랙 가속화시켜

대기업의 정년연장 및 정년퇴직자 활용 정책, 빠른 확대 추세

동국제강, 크라운제과, 인천공항공사 등은 이미 정년 연장 채택 

현대차, 기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은 정년퇴직후 재고용 트랙 도입

정년 연장시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직무 및 근로시간 재조정 등 필요

 

[굿잡뉴스=권민혁 기자] 고령화 시대를 맞아 정치·산업계 전반에서 정년 연장과 관련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지만 30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기업의 니즈와 노동시장의 구조변화 등으로 인해 정년연장 또는 정년퇴직자 재고용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기업들은 높은 임금 부담 때문에 정년 연장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지만 기업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기업의 선택지는 정년 연장, 퇴직 후 재고용, 임금피크제 개시 연령 상향, 전문가 위촉 등 다양해지고 있다.

 

정년 퇴직자 활용은 대기업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 지난해 정년 퇴직자의 70%를 재고용하기로 합의하고, 현재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고용 기간은 1년 단위이며 2년까지 연장된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정년연장 입법화를 위해 본격적인 여론수렴에 나선 것도 주목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정년 연장 쟁점과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과거 62세였던 건강수명 지표가 70세가 넘었다. 그 나이까지 노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일하고 싶으면 일할 수 있게 정년 연장 등 제도개혁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 힘은 현행 60세 정년을 65세 정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한동훈 대표는 70세 정년도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그만큼 정년 연장에 대한 노동시장의 니즈가 강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20대 청년층의 자발적 실업이 증가하고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숙련된 고령층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 입장에서 정년연장은 양날의 검이다. 숙련된 근로자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고비용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근속 연수에 따른 연공서열형 임금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법정 정년을 연장하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해도 재무적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올해는 극심한 불경기가 예상된다. 긴축기조를 강화해야 하는 데 정년연장이라는 또 다른 부담구조를 강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지난달 종업원 300인 이상 국내 기업 121곳의 인사 노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자 고용정책에 관한 기업 인식 조사'에서 응답 기업 67.8%가 정년 연장 시 경영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협이 김현석 부산대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정년 연장 도입 시 추가 고용 비용은 최대 30조2000억원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같은 비용증가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지속적으로 적용할 경우를 전제로 한 수치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 기업들은 임금피크제를 강도높게 적용하거나 정년퇴직후 신입사원으로 재고용 등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추가 비용은 줄여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선제적 대응기업들의 전략도 그렇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2022년 정년을 만 60세에서 61세로 높인데 이어 지난 3월 62세로 더 연장했다. 크라운제과와 인천공항공사도 정년을 각각 만 62세, 61세로 늘려 운용 중이다.


중견기업에서는 소신여객자동차가 2016∼2019년 두차례 걸쳐 만 60세였던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했다. 여객 업체인 대진여객도 지난해부터 정년을 만 63세로 늘린 상태다.


포스코 이외에도 퇴직 후 재고용이라는 대안을 채택한 대기업들이 적지 않다. 사측은 숙련된 노동자를 신입사원 연봉으로 고용할 수 있고, 근로자는 정년 이후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대안이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기술직(생산직) 정년 퇴직자를 대상으로 '숙련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기아도 정년퇴직 후 재고용한 '베테랑' 제도를 2020년부터 운용 중이다.

 

효과도 양호해 확대 적용하고 있다. 재고용 기간이 출발 당시에는 1년이었으나 현재 2년으로 연장했다. 대상도 영업직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현장의 최고 커리어 단계인 '마스터' 직책을, 삼성전자는 '시니어 트랙' 제도를 각각 운용하고 있다. 이들 제도의 공통점은 전문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은 소수의 정년퇴직자에게 정년연장 트랙을 적용하다는 것이다. LG전자도 연구 개발, 제조 등 특화된 일부 분야에 대해 정년 이후에도 별도로 자문 역할을 받는 제도를 도입했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단순히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늘리는 것은 기업경영과 청년고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고령 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성과 임금 간의 괴리를 줄이고, 임금의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임금체계 개편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다만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정년 연장 트랙에 들어선 직원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려면 직무 및 근무시간 단축 등의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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