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경제(99)]'20대 일자리 첫 감소'와 금융업 일자리 감소의 상관관계는?
작년 일자리 집계 이래 최소 증가…20대 첫 감소·대기업도↓
금융보험 6만개·도소매 4만개↓…2023년 일자리행정 통계
금융·보험업 일자리 감소,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불가피한 현상
디지털 플랫폼 운영, 사이버 보안, 핀테크 개발 등 새로운 고용기회 만들어야
[굿잡뉴스=권민혁 기자] 지난해 일자리 증가폭이 20만개(0.8%)에 그치며 역대 가장 작았고 20대에선 처음으로 감소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일자리는 2666만개로 전년보다 20만개(0.8%) 늘었다.증가 폭과 증가율이 2016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작은 수준이다.
작년 일자리 증가 폭 축소에는 기저효과와 일부 산업군의 일자리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2021·2022년에 일자리가 각각 85만개 이상 늘었다.
산업별로 보면 전년보다 보건·사회복지업(10만개), 제조업(6만개), 숙박·음식업(6만개), 전문·과학·기술업(4만개) 등에서 일자리가 늘었다. 반면 금융·보험업은 6만개 감소했다. 금융권 지점 축소와 희망퇴직, 신규 채용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운수·창고업과 도소매업도 각각 5만개, 4만개 줄었다.
20대 근로자가 많이 종사하는 도소매업 일자리 감소는 20대 일자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전년보다 20대 일자리는 8만개 줄어, 역대 처음으로 감소했다.40대 일자리도 11만개 줄었다. 60세 이상과 50대는 각각 38만개, 2만개 늘어 일자리 증가세를 주도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감소 폭이 컸던 금융보험업이 대기업 위주"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금융·보험업에서 일자리 감소가 지속되며 업계와 노동시장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디지털 전환, 소비자 행태 변화, 비용 절감 압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 금융·보험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와 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이 확산되면서 기존에 사람이 처리하던 단순 업무가 자동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의 창구 업무, 대출 심사, 보험 청구 처리 등에서 AI 알고리즘과 챗봇이 점차 대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행정 및 지원 업무 종사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확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금융 소비자들의 비대면 서비스 선호가 정착되면서, 은행 지점 및 보험 영업소의 물리적 역할이 축소되었다. 이에 따라 지점 폐쇄와 함께 관련 인력의 감축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은 최근 몇 년간 지점 수를 줄이며 비용 절감 전략을 강화해 왔다.
소비자 행태 변화 모바일 뱅킹, 디지털 보험 플랫폼 등 기술 중심의 금융 서비스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전통적인 대면 서비스를 점점 덜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두드러지며, 기존의 영업직과 고객 지원 역할이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비용 절감 및 구조조정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기관들은 비용 절감을 통한 생존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높은 인건비 부담이 큰 지점 운영을 줄이는 대신, 중앙화된 디지털 서비스와 글로벌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기존 직원의 역할 감소뿐 아니라 신규 채용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보험업에서의 일자리 감소는 단순히 고용 시장의 위축을 넘어, 여러 사회적·경제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중장년층 종사자들의 재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고용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며, 지점 폐쇄로 인한 지역사회 서비스 접근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기존 일자리를 줄이는 한편, 새로운 형태의 직무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플랫폼 운영, 사이버 보안, 핀테크 개발 등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금융기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인력을 유치하면 새로운 고용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