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2025-05-21(수)

[해외 일자리 트렌드(28)]인도기업의 미국 수출 늘어나도, 인도 일자리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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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04.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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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톤페어. [사진=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굿잡뉴스=이성수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인도 기업을 통해 미국 시장으로의 우회 수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도의 수출량은 늘어날 수 있어도, 인도 내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보도에서 145%라는 초고율 관세로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 기업들이 인도 기업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수출기관연합(FIEO)의 아자이 사하이 사무총장은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캔톤 페어(Canton Fair)에서 여러 인도 기업들이 중국 업체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제안은 인도 기업이 미국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그 대가로 중국 업체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형태다. 즉, 실질적 생산과 고용은 여전히 중국에 남고, 인도는 단순 중개자로서 역할하는 구조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 대부분에 대해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인도산 제품에는 10% 관세를 적용 중이다. 인도에 대한 관세도 향후 26%로 인상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중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용해 중국 업체들이 인도 기업을 '수출 통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동남아시아 우회 수출도 막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베트남산 수입품에 대해 46%의 관세를 부과해 동남아 경유 전략을 차단했고, 이에 따라 인도로 시선이 옮겨진 것이다. 그러나 인도는 중국 기업의 직접 투자를 제한하고 있어, 물리적 생산 거점을 옮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하이 사무총장은 "중국 업체들은 인도 기업과 공동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인도 기업 명의로 제품을 납품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공구, 전자제품, 가정용품 분야에서 이런 제안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미국 고객사는 인도 업체와의 직접 협상을 추진하기도 했다.


인도 잘란다르에 본사를 둔 수공구 업체 오아이카이툴스(OIK Tools) 역시 중국에 공장을 둔 미국 및 중국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빅터포징스(Victor Forgings)도 중국 업체들로부터 미국 고객사의 주문을 대신 처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거래 구조는 인도 내 새로운 생산 설비나 대규모 고용 창출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인도 기업은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단순히 명의를 빌려주는 역할에 그칠 수 있으며, 이 경우 인도 경제가 얻는 실질적 고용·투자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 인도의 미국 수출 통계는 상승할 수 있으나, 그것이 곧 인도 청년층의 고용 기회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에서 인도 기업이 단순 통로를 넘어 실질적 산업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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