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세계 (8)] 긱 이코노미 확장하는 웹툰 작가와 이모티콘 작가들

배달 종사자가 주류인 긱 이코노미 영토 확장 중
네이버 웹툰 작가와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중 상당수는 억대 연봉
‘노동의 종말’ 시대에 인간 직업의 미래 암시
[굿잡뉴스=이성수 기자] 국내 1위의 배달앱인 ‘배달의민족’에서 배달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 종사자들로 분류된다. 출퇴근하는 정규직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 치킨 등을 배달하고 돈을 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프리랜서들이라고 불리우던 직업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긱 경제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기존 제조업 일자리가 대거 소멸되면서 ‘직업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출퇴근 시간에 좋기지 않고 자신이 주인이 돼서 일의 종류와 작업 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렇지 못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간에 쫓기면서 배달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이나 살을 에는 찬바람이 부는 한 겨울에는 3D직종이다.
그러나 긱 이코노미에 새로운 직업군이 부각되고 있다. 출퇴근을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하면 된다. 생산품은 각종 플랫폼에 제출하면 소비자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구매한다. 재능과 실력만 있다면 성공 가능성도 높다.
이런 환상적 직업이 바로 웹툰 작가와 카카오 이모티콘 작가들이다.
국내 이모티콘 산업은 카카오가 키웠다. 카카오 이모티콘 스토어는 지난 2011년 11월 강풀, 낢, 이말년, 노란구미 등 웹툰 작가 4명과 뿌까, 배드마츠마루 등 2개의 캐릭터 등 총 6종의 이모티콘으로 첫 막을 열었다.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에 불과했던 초기 이모티콘은 ‘무료’의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6년만에 900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2017년 기준으로 연 10억원 이상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작가들이 24명이나 됐다. 이제 억대 연봉을 꿈꾸는 청년층을 위한 이모티콘 학원들도 성업중이다.
웹툰 시장은 더 뜨겁다. 지난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5097억원,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부가가치까지 포함하면 8805억원대로 추산된다). 2013년 1500억원 수준이었던 시장 규모가 5년 만에 새 300.% 가깝게 급성장했다. 2020년에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의 콘텐츠 자회사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웹툰을 연재하는 작가 60% 이상이 억대 연봉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식 연재 작가 총 359명의 평균 연 수익이 3억1000만원이다. 그중 62%인 221명은 연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상위 20위 작가의 평균 수익은 17억5000만원이었다.
과거에 문학도들은 일간 신문의 신춘문예 등을 통해 등단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등단해도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21세기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네이버 웹툰에 연재하거나 카카오 이모티콘 스토어에 입점하면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하면서 거액도 손에 쥘 수 있다. 억대 연봉을 버는 웹툰 작가와 이모티콘 작가들은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노동의 종말’시대에 인간이 무엇을 해서 살아갈지를 암시하는 사례일지도 모른다.